'삼바 배구'에 막혀 결승 무산됐지만…불꽃 투혼은 계속된다

입력 2021-08-06 23:44   수정 2021-08-06 23:45


세계랭킹 11위인 한국 여자 배구가 2위 브라질의 벽을 이번에도 넘지 못했다. ‘김연경과 황금세대’의 ‘라스트 댄스’ 마지막 무대는 동메달 결정전으로 정해졌다.

한국은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0-3(16-25 16-25 16-25)으로 완패했다.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에 패한 한국은 설욕을 노렸으나 이번 올림픽에서 전승(6승)을 거두고 올라온 상대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김연경은 “최선을 다하고 준비도 많이 했지만, 브라질이 정말 실수를 하지 않아서 분위기를 가져오기 힘들었다”며 “득점은 물론 수비도 브라질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8강전에서 세계 4위 터키를 꺾고 올라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채 브라질을 맞이했다. 예선전에선 완패를 당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거라는 기대 섞인 희망도 품었다. 게다가 브라질 ‘주포’ 탄다라 카이세타가 한국전을 앞두고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돼 아웃됐다. 단체 경기인 배구에선 3명 이상이 도핑에 적발되면 실격이나 몰수패를 당한다. 행운의 승리는 없었지만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브라질은 강했다. 무자비한 강스파이크로 초반부터 한국을 몰아붙였다. 한국은 선취점을 내고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으나 금세 리드를 내줬다. 공격 범실과 리시브 난조가 겹치면서 2-5로 밀리기 시작했다. 김희진(IBK기업은행)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분전하며 추격했지만 브라질 쌍포 페르난다 로드리게스와 호사마리아 몬티벨레르의 화력에 힘을 못 쓰고 연거푸 점수를 내줬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도 기운을 뺐다. 한국은 15-21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로드리게스의 터치 아웃 득점 판정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공이 수비수 표승주(IBK기업은행)의 몸에 맞고 나갔다는 심판 판정에 어필한 것.

하지만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더니 정지윤(현대건설)의 공격 상황에서의 포히트 범실 장면을 비디오로 판독했다. 명백한 범실이어서 비디오 판독이 필요 없는 상황이었다. 1점과 비디오 판독 기회 한 차례가 한꺼번에 날아갔다. 김연경(중국 상하이)과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의 항의에도 번복되지 않았다.

한국은 밀리던 분위기를 뒤집지 못한 채 경기를 내줬다. 2세트 초반엔 그나마 10-10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이후 브라질 공격수들의 대포알 같은 스파이크에 맥을 못 췄고 1세트와 같이 16-25로 세트를 내줬다.

3세트에서도 빼앗긴 흐름은 돌아오지 않았다. 한국 선수보다 머리 하나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강스파이크가 한국 코트 빈 공간에 꽂혔고, 선수들은 서로를 애써 위로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한국은 8일 오전 9시 세르비아와 동메달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후 45년 만의 동메달 도전이다. 세르비아는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0-3 패배를 안겼던 팀. 하지만 김연경의 후배들은 ‘필사즉생’의 각오로 반드시 이겨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을 동메달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김연경은 “세르비아와의 조별리그에선 우리의 서브가 잘 들어가지 않아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 동메달 결정전에선 집중해서 경기를 풀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브라질은 세계 최강 미국과 8일 오후 1시30분 결승전을 치른다. 9년 만에 성사된 결승전 리턴 매치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선 브라질이 미국을 3-1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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